과학

🔥 소나무는 왜 산불 확산의 주범이 되었는가?

hydrolee 2025. 3. 28. 08:44
반응형

- 산불 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수종 전환"의 필요성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는 사계절 중 봄과 가을철, 특히 건조한 3~4월에 반복적으로 대형 산불을 경험해 왔습니다. 2022년 경북 울진·삼척 산불, 2023년 강릉 산불에 이어 2024년에도 경북·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것은 산불의 확산 속도와 범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며, 그 배경에 ‘소나무 숲’의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소나무의 화재 특성: 불쏘시개가 된 조선의 나무

소나무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까운 나무입니다. 조선시대부터 건축재와 연료로 널리 사용되었고, 지금도 산림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소나무는 구조적 특성상 산불 확산에 매우 취약한 수종입니다.

소나무


다음은 관련 연구 및 기사에서 밝혀진 소나무의 주요 특성입니다:

  • 송진 함량이 높다: 송진은 휘발성이 강해 불이 쉽게 붙고 빠르게 번집니다.
  • 연소 온도 및 지속 시간 증가: 활엽수에 비해 연소 시 발생하는 열이 약 1.4배 높고, 불이 타는 시간은 2.4배 더 지속됩니다.
  • 수직 확산성: 소나무의 가지와 잎이 수직으로 길게 퍼져 있어, 불길이 위로 솟으며 수관화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 낙엽층의 잔존 연료 역할: 가을철 낙엽이 쌓이면 지표면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여 불씨가 쉽게 유지됩니다.

결국, 소나무가 많다는 것은 곧 산불 확산을 위한 연료가 넉넉하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소나무림 분포 현황 (도별)

산림청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산림 면적 중 약 32% 이상이 소나무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별 편차도 큽니다. 특히 경상북도, 강원도, 경상남도는 대표적인 소나무 집중 지역입니다. 아래 표는 도별 소나무림의 면적과 비율을 요약한 것입니다.

도명                                       소나무림 면적 (ha)  전체 산림 내 소나무 비율 (%)    특징

 

경상북도 457,902 약 35% 전국 최대 규모, 안동·울진 집중
경상남도 273,111 약 32% 창녕군 비율 52.9%로 최고
강원도 258,357 약 28% 동해·강릉 등 해안권 고위험 지역
충청북도 183,420 약 26% 속리산 일대 분포
전라북도 142,813 약 22% 지리산 북부권 중심
경기도 138,050 약 19% 북한산·용인 중심
충청남도 126,920 약 18% 내포권역 완만한 산지
전라남도 115,082 약 15% 해안권 적은 비율
제주특별자치도 45,320 약 7% 곶자왈 중심으로 일부 분포
서울특별시 8,650 약 6% 관악산·북한산 일부 분포

🔍 출처: 국가통계포털, 산림청 통계연보(2023), YTN·연합뉴스 기사 참조

 

이처럼 산불 위험이 높은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소나무림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최근 대형 산불 발생 지역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 미국·호주 사례와의 비교: "관리된 숲이 산불을 이긴다"

해외의 산불 대응 사례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불에 강한 숲 조성"이 핵심 전략입니다. 예컨대,

  • 미국 캘리포니아는 고온·건조 지역에서 내화수종 중심의 조림, 방화림 조성, controlled burn(관리화재) 등 다양한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호주는 산불 발생 빈도가 매우 높아 유칼립투스 같은 내화성이 약한 수종 대신, 지역 생태계에 맞는 탄력적 수종 전환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이제는 단순한 산불 진화 전략을 넘어, 근본적인 산림 생태계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정책적 제언: 소나무를 줄이고 내화수종을 늘려야

산림과학원과 각 지자체는 현재 일부 고위험 지역에서 소나무림의 일부를 제거하고, 다음과 같은 내화수종(불에 강한 수종)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하고 있습니다.

  • 신갈나무, 졸참나무: 활엽수 중 가장 널리 추천됨.
  • 물푸레나무, 느티나무: 수분 함량이 높고 수관화 위험 낮음.
  • 밤나무, 떡갈나무: 경제성과 생태성 모두 우수.

또한 소방청, 지자체, 산림청 등 관련 부처의 통합적인 산불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며, 주택가 주변 완충지대 조성, 도심-산지 경계 구역 관리 강화, 위험 예측 AI 기반 감시 시스템 도입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 마무리: 산림은 우리의 방패, 그러나 관리하지 않으면 불씨가 됩니다

산은 우리에게 그늘과 물을 제공하는 생명의 터전이지만, 그 구성이 잘못되면 위협으로 바뀝니다. 소나무가 많은 숲은 지금까지는 자랑이었지만, 이제는 재해 대응 측면에서 과감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단순히 불을 끄는 것에서 벗어나, 불이 나지 않도록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 — 그것이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산불 대응 전략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