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등산을 갔다 내려오면서 문득 지금 내린 눈이 언제쯤 녹아서 지하로 침투하여 지하수가 되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일반적으로 비는 오는 즉시 토양으로 침투하여 토양수분이나 더욱 깊게 침투하여 포화대로 들어가면 지하수가 된다. 그런데 눈은 언제 어떻게 들어가는 걸까?
눈의 침투과정
드러난 나무뿌리와 토양 위에 있는 눈을 보면서 지금은 추워서 바로 녹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따뜻해지면 봄이 되기 전이라도 녹을 것이다. 녹는 과정을 탐구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물감 같은 것을 뿌려 눈을 착색시키면 토양으로 침투하는 것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비가 지하수의 주요 함양소스가 된다. 그러나 눈 또한 지하수 함양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연구가 상당히 미흡하다.
캘리포니아 가뭄에는 록키산맥의 눈이 큰 역할
최근 몇 년 사이에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상당히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눈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근 록키산맥에 많은 눈이 내리면 그 눈이 녹아 콜로라도강 등을 흐르고 부족한 지하수가 채워져 물이 풍족하게 되는데 눈이 부족하면 가뭄이 심화된다.
사실 캘리포니아는 농업의 천국이고 지하수의 천국이었다.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에 많은 농작물의 공급하는 허브지역이다. 이 지역 농민들은 그동안 지하수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왔다.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속되는 이상기후와 가뭄은 정책당국으로 하여금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지속가능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주었다.
그리하여 몇 년 전 주지사는 드디어 지하수보전법을 공표하여 무분별하게 개발사용하는 지하수의 규제를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농민들도 반기를 들었으나 심각해져 가는 물문제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몇 년 전 후버댐과 미드호에 인공공을 띄워서 호수 표면을 통한 증발을 막는 등 말 그대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도 눈이 큰 역할
사실 우리나라에서 눈의 역할을 연구하는 사람은 적다. 이화여대 지구과학교육과에 이정훈 교수가 선도적으로 하고 있다. 극지는 물론 우리나라 제주, 강원도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도의 경우 표면이 투수성이 좋은 현무암으로 되어있어 비가 오면 바로 빠르게 침투하고 또 많은 부분 바로 바다로 간다. 이런 경우 수자원으로 이용하기 어렵다. 제주도는 눈이 많이 오는데 이 눈은 서서히 녹으면서 지하로 침투하고 이것이 지하수 함양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직 제주도에서 눈이 지하수함양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
사실 제주도에 대한 지하수 연구는 상당히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그 어느 곳보다 지하수가 그리고 지질이 중요한 곳인데도 제주의 어느 대학에도 지질학과가 없으며 지하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핵심인력도 없다. 특별히 육지의 몇몇 기관과 대학의 소수의 특정인들이 지하수 연구를 하고 있는데 특별한 기회를 가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자유롭게 접근하게 한다면 더 빠르고 좋은 성과들이 있을 것 같은데 배타성을 느끼게 된다.
보다 많은 눈 연구 필요
눈이 언제 어떻게 녹아 지하수로 가나 궁금했는데 한번 해보면 좋겠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지하수연구센터 같은 곳에서 했으면 좋겠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도는 지하수가 거의 유일 수자원이고 중요하다고 하면서 지하수연구에 큰돈을 들이지 않는다. 들인다면 누가 가져가는 걸까. 전국의 많은 지하수학자들이 공정한 기회를 갖는 것인지 궁금하다.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눈의 역할은 더 커질 것 같다. 심화된 연구가 필요하다.
#눈 #침투 #지하수 #제주도 #지하수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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