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서울 아파트는 10억은 기본인데, 왜 순자산 10억 이상은 10%도 안 될까?

hydrolee 2025. 9. 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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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서울의 아파트 시세를 보면, 웬만한 아파트가 10억 원을 훌쩍 넘고 조금 좋은 곳은 수십억 원을 호가합니다. 언론에서는 부동산으로 성공한 사람, 주식 투자로 자산을 늘린 사람들의 사례가 넘쳐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순자산 10억 원 이상을 가진 사람은 전체 가구 중 10%도 안 됩니다. 왜 이런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일까요? 오늘은 이 현상을 구조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평균과 현실의 괴리

통계청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자산은 약 5억 4천만 원, 부채를 뺀 순자산은 약 4억 5천만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평균’은 상위 부자들이 자산을 크게 끌어올려 형성된 값입니다. 실제로 중위값(가운데 값)으로 보면, 절반 이상의 가구가 순자산 4억 원 이하를 보유한 셈입니다. 즉, 일부 상위 가구가 전체 자산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고, 이는 일반 국민의 체감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2. 아파트 가격과 순자산의 불일치

서울 아파트의 높은 시세는 ‘시장 가격’일 뿐, 그 자체가 곧바로 모든 가구의 순자산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했더라도 대출이 7억 원 있다면, 실제 순자산은 5억 원에 불과합니다.
즉, 자산 가격은 높아도 대출 규모가 크면 순자산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서울에서 집을 마련한 상당수 가구는 ‘영끌’과 ‘빚투’에 의존했기 때문에, 집값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순자산 기준으로는 상위 10%에 들기 어려운 구조가 됩니다.


3. 부동산 자산의 집중과 지역 격차

서울이라 하더라도 모든 아파트가 10억이 넘는 것은 아닙니다. 강남, 서초, 용산, 마포 등 특정 지역에만 초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고, 나머지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같은 동네 안에서도 일조, 조망, 브랜드, 학군에 따라 시세가 천차만별이므로, 전체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 수십억”이라는 등식이 모든 가구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4. 자산 형성 구조의 불평등

왜 상위 10%만이 순자산 10억 원 이상일까요? 그 이유는 자산 형성의 구조적 차이에 있습니다.

  1. 레버리지 효과의 차이: 자산가일수록 대출을 활용해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할 수 있고, 상승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합니다. 반면 무자산 가구는 대출조차 쉽지 않습니다.
  2. 부의 대물림: 상속과 증여를 통한 자본 축적은 이미 자산을 가진 집단에게 더 유리합니다.
  3. 소득 격차의 확대: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가와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습니다. 고소득·고자산 계층은 금융자산과 부동산으로 복리 성장 구조를 만들지만, 일반 가구는 생활비 지출로 저축 여력이 부족합니다.

5. 순자산 10억의 의미

순자산 10억 원은 단순히 ‘집 한 채 값’이 아니라,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 자본 10억 원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아파트 한 채를 보유했더라도 대출이 많으면 순자산 기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10억 원이라는 숫자는 ‘상위 10%’의 기준치일 뿐, 전체 국민에게는 여전히 먼 목표입니다. 실제로 상위 1%의 순자산은 3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자산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6. 사회적 시사점

이런 아이러니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 정책적 관점: 부동산과 금융 정책이 상위 계층에 유리한 구조로 설계된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세대 간 격차: 부모 세대의 자산 규모가 자녀 세대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계층 이동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 지방과 수도권의 불균형: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방 거주자의 자산 증식 기회는 더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주거 안정 정책, 세제 개혁, 청년 자산 형성 지원, 지방 균형 발전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 맺으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이미 오래 전 ‘수억 단위’를 넘어섰지만, 순자산 10억 원 이상의 가구는 여전히 소수입니다. 이는 단순히 부동산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자산 형성 구조, 부채 의존도, 세대 간 불평등, 소득 격차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결국 이 아이러니를 풀어내려면, 사회 전체적인 자산 분포 구조를 재설계하고, 실질적인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만들어 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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