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씹는 즐거움 속의 불편한 진실: 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hydrolee 2025. 3. 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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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즐기는 것들 중, 그 이면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껌’입니다. 최근 미국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 연구진이 발표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씹는 껌이 미세플라스틱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는 2025년 미국화학회(ACS)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껌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

껌 한 조각에서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

연구에 따르면, 껌 1g당 평균 약 1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며, 일부 제품에서는 1g당 최대 637개까지 검출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껌 한 조각의 무게가 2~6g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가 껌을 씹을 때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입 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수치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일상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우리가 바다나 공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논할 때, 정작 가장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노출 경로는 ‘씹는 행동’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방출은 빠르게, 건강 영향은 아직 불확실

또한 연구팀은 껌을 씹기 시작한 후 첫 2분 이내에 대부분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며, 8분 이내에 전체의 94%가 입 안으로 들어온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연구진은 새 껌을 자주 바꾸는 것보다, 하나를 오래 씹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물론, 껌 속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로 유입되었을 때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의 만성질환과의 연관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강조했습니다.

껌의 구성 성분이 문제의 핵심

껌의 기본 구성은 고무 베이스, 감미료, 향료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거에는 천연 고무 성분인 **치클(chicle)**을 사용하였으나,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껌은 석유 기반 합성 폴리머로 만든 인공 고무를 사용합니다. 바로 이 합성 폴리머가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됩니다.

 

연구진은 천연 껌과 합성 껌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음을 확인했는데, 이는 제조 공정이나 기타 첨가물에서도 오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단순히 ‘천연 재료를 썼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는 셈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중요해진다

이제 우리는 껌을 단순한 간식이나 구강 위생 보조 제품이 아닌, 환경과 건강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으로 바라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처럼 껌을 자주 씹는 인구층에서는 노출량이 더 클 수 있어, 보호자와 교육자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기업 차원에서도 껌의 구성 성분과 제조 공정에 대한 재검토, 미세플라스틱 저감 기술 개발, 보다 친환경적인 대체재 도입 등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는 단지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서, 소비자의 건강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더 이상 바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번 연구는 껌이라는 일상 속의 제품이 예상치 못한 미세플라스틱 노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화장품 속 미세비드(microbeads), 일회용품 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아직 ‘씹는 것’에 대한 경계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더 이상 환경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건강 문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껌 한 조각이 가져올 수 있는 작은 불편함을 감수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참고로, 껌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들도 점차 출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연 자일리톨 기반 껌, 식물성 고무를 사용한 제품, 또는 완전히 생분해 가능한 껌이 그 예입니다. 이런 제품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한다면, 기업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정리하며

  • 껌 한 조각에서 최대 3,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될 수 있음
  • 미세플라스틱의 대부분은 씹은 후 2~8분 안에 방출
  • 건강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연구 중이나, 장기적으로 우려됨
  • 껌 선택 시 성분표 확인과 사용 습관의 조정이 필요
  • 기업과 정부의 대응, 그리고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시급

“우리가 무심코 씹는 그 한 조각이, 건강과 환경에 남기는 흔적은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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