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도장파는 기계 신기하다

hydrolee 2023. 1. 1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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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급하게 막도장이 필요하여 주변에 도장 파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근데 도장만 전문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철물점에서 도장을 판다고 한다. 그래서 갔더니 헐 사람이 파는 게 아니라 기계다. 컴퓨터에 이름을 입력하더니 스타일을 고르라고 한다.

여러 개 중에서 하나를 골랐더니 바로 기계가 파기 시작한다. 마치 예전에 도트 프린터처럼 좌우로 왔다 갔다 하고 가끔 막 흔든다.



그러기를 5분이 지나니 끝이다. 막도장 비용이 5천 원이다. 그런데 전에 학교 안에서 파면 1000원이었는데 많이 올랐다. 근데 나는 놀랐다. 여태껏 사람이 파는 줄 알았다. 세상에 2023년에 그걸 알다니. 더군다나 아직도 도장을 쓰다니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이상하기도 하다.

늦게 가는 행정

사실 이 도장이라는 게 행정기관에서 요구하는 게 아니면 팔일이 없다. 일상생활에서 친구끼리 무엇을 한다고 도장을 찍는 게 의미 없다. 차라리 서명을 하는 게 낫다. 문제는 이 도장이 우리나라 관공서에서 오랫동안 공적약속의 의미를 담아 사용되어 왔다.

인감도장이 아직도 사용되는 건 신기하다. 실제로 학회 같은데 이사가 되려면 인감증명서를 한부 떼서 학회에 보낸다. 그게 무슨 소용이냐 싶은데 여전히 사용된다. 사실 공공기관만큼 느리고 소극적인 곳이 없다. 어쩌면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는 게 행정은 느림보 거북이다. 각종 규제는 할 것 없이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받아들이는 데는 매우 소극적이다. 공직사회의 이런 수동성은 기술혁신을 저해하고 창의성을 억압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분야가 공직사회라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업안정성 때문에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었다. 지금은 가장 답답하고 성공가능성이 적으며 자율적 업무를 방해하는 집단으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오히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스타트업으로 발길을 돌린다고 한다.

특히 고시를 치고 들어온 공부 잘하는 엘리트들이 공직입문 몇 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민간기업,  프리랜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은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 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안 하려고 한단다. 애들이 짓궂기도 하고 학부모들의 극성도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우리보다 더 느린 일본 공직사회

사실 도장을 쓰는 우리보다 더 느려터진 곳이 일본이다. 아직도 팩스를 쓰고 있으니 말을 다한 거다. 요즘에 누가 팩스를 쓴다는 말인가. 이메일과 톡, SNS가 빠르게 의사전달과 문서를 나르는데 일본은 해도 너무 했다.

그래서 일본이 침몰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이 될 거라 했던 건 오래전에 끝난 한바탕 꿈이 되었다. 판구조론에서 대륙판으로 가라앉는 해양판처럼 이제는 경제가 서서히 계속 가라앉고 있다. 이런 것에는 느려터진 공직사회도 한몫하고 있다.

공무원 사회도 혁신과 창의가 필요

어쩌면 민간사회의 창의와 노력을 선도해야 할 국가와 지방정부는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변하는 시대에 맞게 젊은 공무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야 한다. 사실 공직사회만큼이나 느려터진 곳이 대학이다. 어쩌면 21세기 내용을 20세기 마인드의 교수가 19세기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다. 점수제의 학점평가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빠를수록 좋다.

이제는 도장이 아닌 서명으로도 충분하다. 전자시스템상 결재도 다하고 있다. 굳이 도장이 필요한 곳이 거의 없다. 이제 도장을 보내줄 때가 되었다.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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