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대학원생이 취업과 관련하여 잘 모르는 사실: 보다 효과적인 취업전략

hydrolee 2023. 4. 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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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들의 취업전략은 비교적 간단한 것 같다. 물론 그것 만으로 원하는 취업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으로 해야 할 공부나 준비는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전공을 포함한 학점을 높이는 것, 그리고 영어어학성적으로 꼭 올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해당 전공 관련 기술자격(기사자격 등)을 따야 하는 것 그리고 요즘은 인턴경험도 요구하는 등 어찌 되었던 스펙이라는 것이 정형화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대학원은 어떨까? 분명 대학원은 연구를 하는 것이므로 뭔가 다를 것이다. 그것을 알아보자.

 

대학원의 목표

대학원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연구를 하기 위한 곳이다. 연구를 해서 고급 취업을 하는 곳이다. 어떤 학생들은 딱히 취업을 할 곳이 없거나 준비가 되지 않아 시간벌기용 혹은 피신용으로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은 딱히 연구에 관심이 없고 그저 심부름 좀 하면서 약간의 돈을 받아서 생활을 영위하면서 학부에서 했을법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경우는 매우 대학원에 부적합한 학생이다. 교수입장에서는 시간 낭비 돈 낭비 말 그대로 최악의 학생인 셈이다.

 

그럼 대학원에 와서 정상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무엇을 하는 걸까? 내가 보기에 학생들이 대학원의 목표나 그를 통한 취업의 전략을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석사나 박사학위를 받고도 대학원 교육이 소용이 없다. 괜히 시간 낭비하였다고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혹시 이것이 대학원에서 자신의 공부전략이 틀린 것이 아닐까? 학부에서는 학점을 잘 받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또 그것이 목표의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대학원은 그것은 의미 없다.

 

만약 대학원을 나와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 혹은 대학교수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분명히 학부공부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방법으로 준비를 하여야 한다. 물론 대학교수는 전문대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은 석사 학위자를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대학원에서 학위를 할 경우에는 신경을 크게 써야 할 것과 크게 신경 쓰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오래전 서울대학교 학사, 석사, 박사를 했지만 대학원에서 신경 써야 할 것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 지금도 있다.    

 

대학원에서 신경 써지 말아야 할 것

수강과목

대학원은 보통 석사의 경우 24학점, 박사의 경우 36학점 그리고 석박통합의 경우 60학점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학부에는 일반교양, 전공필수, 전공선택 등 어느 정도 들을 과목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옆에 있는 학생이 듣거나 학과조교가 말해주는 과목을 들으면 된다. 그러나 대학원의 경우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가 더 많다. 그래도 자기 지도교수의 과목은 예의상 안들을 수 없으니 선택을 한다고 해도 대충 3학점 아니면 6학점이 다이다. 그러니 다른 교수의 과목을 최소 하나 이상은 들어야 한다. 이때 고민이 된다. 어떤 과목을 들을까 하고 고심한다.

 

 고민하지 말아라. 기본적으로 자신이 공부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된 과목을 들으려고 고민한다.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아서라 교수로 부터 무엇을 배울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차피 자기가 연구할 주제와 관련된 것은 지도교수의 과목으로 충분하다. 내가 인공지능을 연구한다고 하여 다른 교수나 다른 학과 교수의 과목을 교과목 이름을 보고 혹은 수업계획서를 보고 선택하였다가 대부분의 경우 낭패를 당할 것이다. 그 교수가 돌아이어서 숙제를 많이 내준다거나 발표를 여러 번 시키면 그야말로 재난이고 멘붕이다. 

 

대학원은 연구하는 것이다. 그것도 너 스스로 연구하는 것이다. 교수가 무엇을 가르쳐주어서 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원에서 수업은 숙제 적게 내주고 발표 적게 시키는 것이 제일 좋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답이다. 이상적으로 생각하여 무엇을 배워보겠다고 희망에 차서 선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자기 연구는 자신이 하는 것이다. 교수가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독학을 하면 된다. 수업은 가장 쉬운 것으로 가장 학점을 잘 주는 것으로 골라야 정작 네 연구를 할 수 있다. 수업과 네 연구가 괴리가 크면 클수록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다. 대학원은 스스로 연구하는 곳이지 교수로부터 무엇을 배우는 곳이 아니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대학원 수업을 자기가 수업을 안 하고 대학원생을 발표를 시킨다.

 

수업발표와 학점

어떤 학생들은 대학원수업에서 하는 발표준비를 아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또 혹시 텀프로젝트라도 주면 그것을 무적이나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배우는 것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자기가 하던 연구나 혹은 쓰고 있던 논문을 보류하고 수업시간에 발표할 발표자료를 만들고 발표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발표를 잘해보았자 네가 받을 수 있는 보상은 결국 학점이 A+리하는 것뿐이다. 그 외는 받을 보상이 없다. 대학원의 학점은 아무리 못해도 B는 줄 것이고 설령 A를 받는다고 하여도 혹시라도 장학생 유지에는 약간의 도움이 될 망정 다른 것에는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

 

즉 연구소와 대학교수를 뽑을 때 너의 학부, 대학원 학점은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는다. 즉 평가항목 자체에 없다. 설사 기업에서 뽑는다고 하여도 대학원 졸업자에 대하여 적어도 대학원 학점은 어느 누구도 따지지 않는다. 어차피 다 받는 A인데 A+이면 어떻고 A- 혹은 Ao이면 어떤가? 연구원과 대학교수의 임용 평가항목에 아예 학점란이 없다. 그러니 네가 무슨 이유로 밤을 새워 그 고생을 해서 수업 발표자료를 잘 만들어야 할까? 그냥 교수님께 무례를 범하지 않을 정도만 대충 만들어서 대충 발표하면 된다. 너의 학점은 너의 출세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교수 채용공고문을 보세요.  학부와 대학원 성적표를 제출하라고 되어있으면 그건 네가 필요한 과목(지원하는 분야 출신인지)을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용도이지 성적을 평가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나는 대학교수 임용평가와 국책연구원 연구원 임용평가를 많이 해서 잘 안다. 어디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완전히 학점을 깔은 게 아니라면.  

 

동료

사실 어느 집단이든 사람이 가장 힘들다. 직장에서도 일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상사 때문에 혹은 후임 때문에 힘든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괴롭힘으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혹은 안타깝게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말로 마음 아픈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그런데 대학원은 다르다. 반드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지도교수, 나랑 안 맞는 선배 그리고 후배가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는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그런데 극단적인 경우만 아니면 동료를 미워하거나 갈등을 보이지 마라. 어차피 짧으면 2년, 길어보았자 6년이면 끝난다. 박사를 조금 더 오래 하는 경우는 더 길기는 하겠지만 선배 거나 후배면 저것 보다 더 짧다. 그냥 참아라. 오로지 자신이 해야 할 목표만을 생각하고 면전에서는 웃으면 되고 돌아서서 욕을 하든 말든 하면 된다. 대부분 같은 직장을 갈 일이 없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몇 년 후면 볼일 없다. 

 

나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를 했지만 당시 졸업한 동료선후배들 잘 보지 못한다. 서로 다른 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하므로 혹시라도 학회장에서 얼굴 볼까 그것도 길이 어긋나면 보기도 힘들다. 미국 연방국립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내 동기는 10년 만에 한 번씩 본다. 그러니 혹시 동료와 선후배와 혹은 지도교수와 갈등이 있어도 티 내지 말아라. 그것으로 신경을 쓰고 머리를 아파하며 네 연구를 못한다면 오로지 너의 손해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몇 년 후면 안 본다고 생각하고 연구에 열중해라. 같이 살 것 아니다. 

 

학위논문

어떤 사람들은 학위논문을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요새는 이 학위논문이 의미 없다. 지금은 학위과정 중에 반드시 일정 수 이상의 학술지 논문, 그것도 좋은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것을 권고 내지는 강요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학위논문을 쓴다는 것이 무용한 일이다. 상당수의 대학의 경우에는 석사논문의 경우 SCOPUS 이상의 저널에 논문을 내면 학위논문을 쓰지 않고 그냥 그 논문으로 대체하는 곳이 많다. 아직 박사의 경우는 학위논문을 쓰기는 하지만 그것도 자기가 과정에 쓴 논문을 잘 조합하여 제출하면 그만이다. 물론 표절이나 중복출판의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그것이 학술지 논문에서 왔음을 밝히면 문제없다. 중복으로 활용 안 하면 된다. 예전에는 학위논문을 공들여서 그것도 많은 장수로 작성을 준비하였지만 지금은 의미가 없다.

 

대학원에서 신경 써야 할 것

연구논문(학술지논문)

대학원에서 취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연구실적이다. 정확히 말해 연구논문, 특허, 학술발표 실적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논문이다. 연구소나 대학에서 연구원이나 교수를 임용할 때 가장 크게 보는 것이 연구논문이다. 지원하는 당시를 기준으로 최근 4년간 혹은 최근 5년간 발간한 논문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다른 것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무슨 관련분야 경력, 강의경력, 연구비 수주경력 등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사실 특허도 부차적이고 학술발표는 경험을 해보았다는 것이 실적으로 쳐주지도 않는다. 특허는 공대에서 쳐줄지는 모르지만, 특허, 학술발표는 이미 임용된 교수들의 실적은 될 망정 신규 임용에서는 그 영향은 미미하다.

 

오로지 논문 그것도 소위 임팩트팩터가 높은 상위저널일수록 큰 힘을 발휘한다. Q1(25%) 혹은 상위 10% 저널에 낸 논문이 몇 편인지 그리고 제1저자(교신저자)로 몇 편을 냈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상위저널인데 공저자도 나름 영향력이 있다. 그게 아니라도 그 보다 낮은 저널이라도 많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하위저널에 많이 내는 것보다 상위저널에 소수를 내는 것이 더 유리하다. 최근에 문제가 되는 MDPI, Frontiers, Hindawi (최근 Wiley에 인수됨)에는 절대로 논문을 내지 말아라. 독약이 된다. 있어도 실적으로 제출하지 말아라.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저널에 좋은 논문을 많이 내는 것이다. 그것 이상은 없다. 대학원의 목표는 그것이다. 그것만 있으면 언젠가는 국책연구기관과 대학에 반드시 임용된다. 논문이 많은데 임용 안 되는 것은 거짓말이다. 혹시라도 논문에 윤리적 문제가 있다던지 돈 주고 산거라던지 여하튼 문제가 있어서이다. 논문만 많으면 갈 연구소나 대학은 많다. 여기 안되면 저기 그런 식으로 몇 번만 하면 나랑 맞는 연구소, 대학이 반드시 나온다.  

 

그러니 대학원생은 학점, 수업, 동료들에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좋은 연구를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저널에 많은 논문을 쓸 것인지만 고민하라. 나머지는 의미 없다.

 

학문적 인맥

이 말은 다소 모순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옆 동료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고는 인맥은 쌓으라니. 일견 그래 보이지만 그런 뜻이 아니다. 동료들과 일부러 잘 지내지 않고 불협화음을 만들 필요는 없다. 나랑 친한 실험실 동료들하고는 잘 지내면 된다. 다만 나랑 안 맞는 누군가와 너무 속 썩고 씨름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러면 누구와 잘 지내라는 말이다.

 

같은 실험실 말고 다른 대학, 외국대학의 동료 연구자들과 잘 지내라는 말이다.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통성명하고 서로에게 호의를 보이라는 말이다. 또 외국학회 등에서 외국 학생이나 교수들을 만나면 명함도 받고 인사도 나누어라. 그분들이 너의 우군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과제심사를 할 때 너를 평가할 것이고 외국 교수의 경우 너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심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학문적인 인맥을 만들어라.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반드시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 국제학술 교류 혹은 국제협력의 성과가 필요한 날이 올 것이다. 거기에 네가 안식년을 갈지 누가 알겠는가? 너희 동료와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 다른 대학, 외국대학 학생들 그리고 교수들과 잘 지내라. 요새는 만나지 않아도 얼마든지 이메일 등 각종 SNS를 통해 친분을 쌓을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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