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 해역에서 연속으로 지진이 20여 차례 발생하였습니다. 이 지진으로 인하여 특별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없지만 조그만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큰 지진의 징조가 아니냐는 걱정이 많습니다. 과거 이 동해지역은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두 번이나 발생한 지역입니다. 이 지진의 진앙으로부터 반경 50 킬로미터 내의 지진을 정리하면 1978년부터 지금까지 총 35 차례 발생하였는데 이중 32건이 올해 발생하였는데 이것을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런 작은 지진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도 하고 또 어떤 지진 전문가는 무시할 일이 아니다고 합니다. 잦은 접촉사고나 경미한 교통사고는 큰 대형사고의 발생을 말한다고 합니다. 자연도 우리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진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지진은 1978년 이래 규모 4 이상의 지진에 있어서는 유의한 수준의 증감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규모 2 이상 지진과 총 지진횟수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통계적 유의성 있게 최근에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2016-2018의 피크를 기점으로 약간의 감소를 보이고는 있으나 그 전의 시기들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증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작은 규모의 지진의 증가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그저 노이즈로 생각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큰 지진에 대한 징조인지는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큰 규모의 지진들이 대부분 비교적 최근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단순히 우연히 일치인지 아니면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 것인지 사뭇 궁금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규모 5 이상의 상당한 지진이 경북 경주시 일원과 포항에서 발생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지진은 땅속에 쌓인 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에 나타나는데 이렇게 큰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작은 규모의 지진이 상당히 많았을 겁니다. 이를 매우 유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리히트 규모(ML)에 따른 피해정도와 폭약으로 환산한 정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 1~1.9: 지진계가 감지할 수 있는 정도이며 폭약(TNT)으로는 480 g 정도에 해당합니다.
- 2~2.9: 예민한 사람은 느낄 수 있는 정도이며 폭약으로는 15 kg 정도입니다.
- 3~3.9: 땅이 조금 흔들리는 정도이며 폭약으로는 480 kg 정도입니다.
- 4~4.9: 진원(진앙의 지하 밑 지진발생 지점)이 얕을 경우 진앙 부근에서 피해가 발행할 수 있고 폭약으로는 15 톤입니다.
- 5~5.9: 약간 건물은 파손 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며 폭약으로는 480톤 정도입니다.
- 6~6.9: 주택이 무너지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며 폭약으로는 15 킬로톤입니다.
- 7~7.9: 아파트 등 대형건물이 무너지고 큰 피해가 발생하며 폭약으로는 480 킬로톤입니다.
- 8~8.9: 엄청나게 큰 건물 피해가 발생하고 해저지진의 경우 큰 쓰나미가 발생합니다. 폭약으로는 15 메가톤입니다.
- 9~9.9: 대규모의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땅이 갈라지고 지면이 거의 파괴됩니다. 폭약으로는 480 메가톤에 해당합니다.
- 10 이상: 지상의 모든 건물이 파괴됩니다. 폭약으로는 15 기가톤 이상입니다.
하인리히 법칙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소하다고 생각하고 별생각 없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이런 경미한 사고들은 반드시 큰 사고의 징조가 됩니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그의 저서에서 대형재난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300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리고 29번의 유의할 사건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런 징조를 사소하다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는 바람에 대형 재난을 직면한다는 이론입니다.
지진에 대하여도 무수히 많은 작은 규모 혹은 무시할 규모의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고 그러한 것들이 큰 응력의 축적이라면 점점 큰 지진의 발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이러한 이론은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바입니다. 반드시 동해의 지진에 적용된다라고 할 수는 없으나 작은 규모의 사건은 반드시 큰 규모의 사건을 예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해는 태평양 판의 섭입대 상부
한편 동해는 판구조론에 의하여 태평양판(해양판)이 대륙판으로 섭입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일본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섭입(침강)하는 해양판과 대륙판의 충돌로 마찰과 열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마그마 멜팅이 발생하여 화산활동과 잦은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침강하는 와중에 있어 지진의 심도가 깊지 않아 더욱 큰 피해와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동해 지점은 일본 내륙보다는 지진이 잦지 않지만 얼마든지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심을 가지고 조사와 모니어링을 철저히 하는 것입니다. 일본이 그렇게 호시탐탐 대륙 진출을 꾀하고 비열하고 호전적인 것은 지진이라는 자연재해에 적응한 그들의 습성인지도 모릅니다. 태풍, 홍수 그리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해가 없고 말 그대로 자연재해가 일상인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또 그래서 모든 자연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은 사람 수만큼 모시는 신이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만큼 자연재해는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도 포항 등의 경험에서 보았더니 지진 한번이면 온 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큰 지진이 없었다고 대비하지 않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유비무환, 반드시 먼저 대비하여 해전을 승리로 이끄셨듯이 미리 준비하는 것만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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