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5월 8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결혼을 하고 자녀가 있는 부부들에게는 가장 힘든 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날이 지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바로 어버이날이라니 힘이 듭니다. 거기다가 대학원이라도 다니고 있으면 선생님도 챙겨야 하니 정말 멘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영란법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내가 받는 것은 어린 자녀의 카네이션 하나인데, 나에게서 나가는 것은 어마 어마합니다. 혹시 적은 돈으로 센스 있게 할 수 있는 재능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게 그렇게 만만한 미션이 아닙니다. 여태껏 제대로 해보지는 못했지만 나이가 든 부모의 입장에서 어버이날 받으면 좋은 선물이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건 순전히 저의 뇌피셜입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다르니까요.
감사전화 YES
정말로 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전화 한 통해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하면 그걸로 족할 것 같습니다. 요즘 세대들은 카톡 등 SNS가 익숙하지 통화는 매우 힘들어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전화 한 통은 세상 어떤 선물보다 값지고 고마울 것 같습니다.
오래전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냈을 때 아들이 초등학생이라 이래저래 챙길게 많았는데 일 년 동안 애 학교 가고 밥 먹이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습니다. 어떤 때는 많이 다투고 참 힘들었는데 귀국하고 나서 어느 날 전화를 해서 생각이 났다면서 그때 고생했고 감사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마음이 울컥하고 그런 말을 해준 이이가 고마왔습니다.
어쩌면 아이는 큰 생각 없이 한 말일수도 있는데 듣는 부모는 감동이 됩니다. 이후 생각이 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걸 자랑했습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니 무엇을 살 생각 말고 주머니가 얇은 자녀들은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그게 부모 마음입니다.
현금 YES
나도 전에 도대체 무슨 선물을 하나 이맘때면 꼭 검색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불변의 1등이 현금입니다. 아무리 자녀라고 해도 부모님이 무엇을 좋아하시는지 세세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입장에서 특정 물건으로 선물을 할 경우 마음에 안 들어도 환불을 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현금은 부모님 뜻대로 무엇이든 살 수도 있고 다른 용도로 쓸 수도 있으니 선호하시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물건으로 드리는 선물보다 현금은 명확하게 금액이 드러나서 자녀들에게 많이 드리지 못하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는 현금으로 드리는 것이 좋고 적으면 그냥 물건이 금액이 바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부담이 적다는 말이지요. 자녀를 가진 젊은 부부이 경우 어린이날 전쟁을 치렀을 텐데 또 바로 어버이날이어서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아껴서 어버이날에 적은 현금이라도 부모님께 드려봅시다. 많고 적고를 따지지 않으실 테고 정말 고마워하실 것입니다.
상품권 YES
상품권은 거의 현금에 준하는 것입니다. 전에 나는 현금을 드리는 것이 왠지 너무 적나라한 것 같아서 현금을 드리지 못하고 백화점 상품권이나 이마트 상품권으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모두 현금으로 바뀌기는 하였지만 예쁜 봉투에 들어있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현금은 별도의 봉투를 사야 해서 번거로웠으니까요.
그러나 이 상품권이라는 것이 시골에 계신 어른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물건입니다. 상당히 큰 도시에 나와야 그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이 좋기는 좋은 것 같습니다.
건강식품 노(No)
경우에 따라 건강식품을 사서 드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때 홍삼이 건강에 좋다고 하여 한참 유행인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김영란법이 아니었으면 너무 많은 홍삼 제품을 받아서 처치 곤란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래 저래 아는 분들이 방문하기만 하면 홍삼건강세트를 선물하는 바람에 그것을 다 먹지 못하여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그리고 가끔은 누님께 드린 적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나는 평소에도 열이 많아 홍삼이 어울리지 않는 데로 홍삼이 건강에 좋더라 하는 말 때문에 모두 그 홍삼을 선물하는 바람에 처리하는 것이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한때 우리가 병문안을 가거나 시설을 방문할 때 꼭 과일주스세트를 가져가던 것과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건강식품은 좋다 하더라도 건강 상태나 개인적 호불호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큰 고려 없이 좋다고 하여 사는 건강식품이 부모님께 좋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자녀라면 잘 알 것 같기는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나는 아직도 우리 어머니의 취향을 잘 모릅니다. 누님들은 알게 계실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건강식품은 내 생각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자제품 노(No)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전자제품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러니 스마트폰도 흔히 생각보다 일찍 교체를 하는 것을 즐겨하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전자제품의 순환율이 굉장히 빠릅니다. 보통의 어른들은 손에 익은 낡는 것을 좋아하고 별로 잘 바꾸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신의 전자제품이 좋다고 한들 작동시키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좋다고 너무 최신의 전자제품을 어른들에게 안기지 말아 주세요. 아무리 좋은 것도 어른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하면 그건 없는 만 못합니다. 안마제품도 좋고 뭐도 좋다고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그들 장사치들이 물건 팔아먹으려고 하는 지어낸 이야기 같아 보입니다.
자식은 챙기나 부모는 챙기지 않음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나를 나아주고 길러준 부모는 잘 챙기지도 못하면서 자기 자식은 끔찍이도 챙깁니다. 그래서 너무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하여 너무 마음 아파하거나 죄스러워할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부모님도 그랬습니다. 대물림이니 다 그랬으니 걱정할 것은 후회할 것도 없습니다. 부모님 잘 모시지 못함을 너무 한탄하지 마세요. 우리의 자식들로 우리를 잘 모시지 못할 것입니다. 그럴 경우 너무 서운해하지도 눈물겨워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나도 그랬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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